'한 방'이 필요했던 치매 신약‥'비아그라'가 보여줄까?

'실데나필' 복용자,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 낮아‥'약물 재창출'의 기회

박으뜸 기자 (acepark@medipana.com)2021-12-0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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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알츠하이머 신약에는 '한 방'이 필요했다. 


바이오젠의 '아두헬름(아두카누맙)'을 비롯해, 후속 약물들은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Aβ)를 감소시키면서 인지 기능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확실한 '효과'을 인정받기엔 '한 방'이 부족했다. 


이에 많은 제약사들이 기존 약물의 용도를 바꿔 연구하는 방법으로 알츠하이머 치료에 접근 중이다.


'약물 재창출'은 약의 존재 목적을 다시 설정한다는 의미다. 이미 임상에 실패한 후보 물질일지라도, 아니면 시판돼 사용되고 있는 약물일지라도 또 다른 효과 발견에 목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려면 큰 비용과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약물 재창출은 시간 절약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기존 약물은 안전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채로 임상이 시작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화이자의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클리블랜드 클리닉(The Cleveland Clinic) 연구진이 700만 명의 환자 데이터 베이스에서 6년치 진료 기록을 분석한 결과, 비아그라를 복용한 환자의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률이 69%나 낮았다. 이는 다른 고혈압, 당뇨병 치료제 복용 그룹보다 큰 효과였다.


이 결과는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게재됐다. 


타우(Tau) 단백질과 베타 아밀로이드(beta amyloid)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형성되는 플라크(amyloid plaques)와 신경매듭 엉킴(neurofibrillary tangle)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클리블랜드 연구팀은 여기에 초점을 맞춰, 두 단백질의 분자 교차점을 표적하는 약물을 찾기 시작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지도 네트워크(gene-mapping network)를 활용해 약 1,600개의 FDA 승인 약물을 선별했다. 이 가운데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동시에 표적으로 삼은 화합물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그 결과, 비아그라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1등을 차지했다. 


클리블랜드 연구팀은 비아그라를 혈압약인 로사르탄(losartan)과 딜티아젬(diltiazem),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metformin)과 글리메피라이드(glimepiride) 등 네 가지 약물과 비교했다. 


이들 약은 모두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낮췄지만, 비아그라의 효과를 따라오진 못했다. 


무엇보다 연구팀은 관상동맥 질환,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등 동반질환을 가진 사람이 실데나필을 복용하면 알츠하이머의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알츠하이머와 관련이 있는 동반질환 뿐만 아니라, 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환자에서 유래한 줄기세포 모델을 사용해 비아그라가 뇌 세포의 성장을 증가시키고, 타우의 '과인산화(hyperphosphorylation)'를 낮춘다는 것을 확인했다. 과인산화는 타우 단백질이 정상적인 기능을 잃고 뭉쳐 엉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다만 이번 연구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현재 비아그라는 대부분 발기부전 치료에 처방되고 있으므로, 분석 데이터 중 여성은 2%에 불과했다. 


따라서 남녀 모두를 포함한 발전된 연구가 요구된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대상으로 비아그라 2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비아그라의 약물 재창출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PDE5 억제제인 실데나필은 애초에 혈관 확장을 통해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던 약이다. 이후 '발기력 향상' 효과가 드러나면서 비아그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발기부전 치료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몇 년 전, 캘리포니아 대학의 산타 크루즈(Santa Cruz) 연구팀은 실데나필이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줄기세포 수집을 증가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도 비아그라는 심부전의 진행을 늦추고, 암 전이 위험을 낮추며, 일부 암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초기 임상 연구에서 의미있는 결과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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