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중증 만성두드러기, 질병코드 신설과 급여 지원 필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중증 만성두드러기 치료 실태 조명

이정수 기자 (leejs@medipana.com)2023-10-05 17:02

[메디파나뉴스 = 이정수 기자] 중증 만성두드러기에 대한 질병코드 신설과 신약에 대한 급여가 시급하다는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5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세계 두드러기의 날(World Urticaria Day)'을 맞아 롯데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이 주장했다.

간담회에서 발표를 맡은 예영민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 질환 심각성 및 환자들의 사회적·정신적·경제적 부담'을 다뤘다.

예영민 교수에 따르면, 가려움을 동반한 팽진과 혈관부종이 특징인 만성두드러기는 두드러기가 6주 이상 거의 매일, 평균 3~5년간 지속된다.

다양한 병인 기전이 관여해 난치성인 경우가 많고, 평균적으로 3~5년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자가면역질환, 알레르기질환, 불안, 우울 등 정신질환을 동반할 수 있고, 악화와 호전을 오랫동안 반복하기 때문에 일상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중증도가 높은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을 분석한 결과,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와 비슷한 0.7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건선과 비교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는 중증 만성두드러기 환자에서 나타난 ▲불안 ▲우울 ▲수면장애 지수가 중증 건선 환자보다 모두 높았다.

예영민 교수는 "만성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은 중등도 이상의 건선 및 아토피피부염 환자, 혈액투석 중인 만성 콩팥병 환자, 인슐린 투여가 필요한 당뇨 환자만큼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수면장애가 심한 경우가 많고 전반적인 업무 수행에 느끼는 어려움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다음 발표를 맡은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총무이사)는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적 제언에 나섰다.

장윤석 교수에 따르면, 만성두드러기는 중증도에 따른 치료제 투여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용량 항히스타민제로도 충분한 임상적 효과를 보지 못해 사이클로스포린 등 면역억제제 사용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오말리주맙(제품명 졸레어)' 등 생물학적제제를 효과적인 치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지만, 급여가 되지 않아 중증도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해 국내 연구에 따르면 6개월 이상 항히스타민제 치료로 조절이 되지 않는 중등도 및 중증 두드러기 환자 중 55.8%가 항히스타민 치료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인 부담 등을 이유로 효과가 떨어지는 치료제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 국내 치료 환경은 항히스타민제로 치료되지 않는 만성두드러기 환자를 대상으로 생물학적제제 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영국, 호주,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대조적이다.

장윤석 교수는 "현재 만성두드러기는 중증도를 가리지 않고 모두 한 질병코드로 분류되고 있지만, 중증 건선이나 중증 아토피 피부염처럼 장기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인 만큼 별도의 질병코드를 신설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중증 질환으로 분류돼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해주는 제도를 통해 적절한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영구 단국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는 "만성두드러기는 정책적인 아젠다에서 소외돼있어 환자들이 신체적·정신적·경제적 고통을 오롯이 감내하고 있다"며 "학회는 만성두드러기 환자가 최적의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치료 환경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약 150만명의 환자가 만성두드러기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유병율은 3% 내외로 유럽 및 북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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