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영 뉴로벤티 대표 "세계 최초 자폐증 치료제 개발 도전"

ASD 치료제 후보물질 'NV01-A02' 2상서 첫 번째 투약 앞둬
"NV01-A02, 파킨슨에 쓰던 약…ASD 치료제로 리포지셔닝"
세로토닌·도파민성 신경 전달, 동시 조절…비임상서 확인
"사회성 개선 등 동물 데이터 확보…동반 증상 조절 가능"
국내 2상, NV01-A02 투여 후 주영역 산출점수 변화량 확인
해외 임상 및 기술 이전도 고려…국내외 제약기업과 협력

문근영 기자 (mgy@medipana.com)2025-03-25 05:57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 사진=문근영 기자
[메디파나뉴스 = 문근영 기자] 난치성 뇌 질환, 뇌 발달 장애 등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 '뉴로벤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치료제 후보물질 'NV01-A02' 임상 2상에서 첫 번째 투약을 앞뒀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상을 승인한 지 약 8개월만이다.

NV01-A02는 사회성 및 상동 행동 개선에 관한 특정 신경전달물질 수용체를 조절하는 물질이다. 뉴로벤티는 NV01-A02가 기존 신약 후보물질과 다른 방식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에 접근한다며, 이번 2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최근 메디파나뉴스는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를 만나 NV01-A02 개발 배경을 비롯해 연구 진행 상황, 계획을 물었다. 국내에서 자폐증 동물모델 연구를 최초로 시작한 신 대표는 20년 가까이 자폐증을 연구했다며, 신약 개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신찬영 대표는 서울대 약물학 박사로서 건국대 의전원 겸임교수, 한국응용약물학회 회원, 한국자폐학회 이사, 식약처 위해성평가 전문위원, 대한약리학회 부위원장 등도 함께 맡고 있다.

신찬영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는 인구가 빠르게 증가해 유병률이 3%를 넘어서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다"며 "응용행동분석(ABA) 등 행동·인지 치료법으로 증상 완화를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효과는 제한적이라서, 직접적으로 사회성을 개선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기존 후보물질과 차별화된 독특한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 전달 물질 교란 상태를 정상화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로벤티에 따르면, NV01-A02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사람에게 사용한 사례가 충분하고, 기존 투여량보다 낮은 용량으로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해 "NV01-A02는 원래 파킨슨에 쓰던 약물인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하는 신약으로 리포지셔닝(Repositioning)하는 것(약물 재창출)"이라며 "약리 작용이 자폐증 치료에 기가 막히게 딱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NV01-A02는 세로토닌·도파민성 신경 전달을 동시에 조절하는 다중 타깃 약물로, 사회성을 개선하고 불안증 등 동반 증상을 조절한다"면서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 같은 물질"이라고 표현했다.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 사진=문근영 기자
비임상 결과는 뉴로벤티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치료제 개발에 자신감을 느끼는 이유를 설명한다. 뉴로벤티는 비임상에서 유전·환경 동물 모델에 NV01-A02를 활용했으며, 사회성 개선이 정량적으로 나타난 동물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는 2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로벤티는 NV01-A02가 약리 기전상 세로토닌성과 도파민성 수용체 균형을 맞출 뿐만 아니라 과잉 행동을 억제했다며, 이번 임상에서 ASD 소아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이번 2상은 ASD 소아(서면 동의일 기준 만 6세 이상 만 15세 이하)를 대상으로 NV01-A02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에 참여하는 소아는 NV01-A02 또는 위약을 체중에 맞는 용량으로 삼키거나 씹어서 복용한다.

1차 평가변수는 베이스라인 대비 투여 후 8주 시점에서 K-Vineland-II 주영역 복합 점수 변화량이다. 만 7세 미만·만 7세 이상 소아를 대상으로 각각 4개 주영역(의사소통, 생활기술, 사회성, 운동기술), 3개 주영역(의사소통, 생활기술, 사회성) 산출점수(표준점수)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신 대표는 이에 대해 "2상은 분당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등 최대 8개 기관에서 실시한다"면서 "임상시험용 의약품 투약 기간 8주, 추적 관찰 기간 4주 등 12주 동안 진행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임상에 참여하는 연구진은 시험대상자 행동 변화, 신경학적 반응 등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예정"이라며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경우,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로벤티는 해외 임상과 기술 이전(License-out)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2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외 제약업체 등 투자사나 협력 기업을 확보해, NV01-A02 글로벌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NV01-A02 2상 진행 기간을 첫 번째 투약 후 1년 정도로 보고 있으며, 내년 이맘때쯤 NV01-A02 2상 최종 보고서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기업명을 공개할 순 없으나, 다른 제약업체와 협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해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할 경우, 국내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및 상용화 절차를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수년 전부터 국내 중견 제약사 및 글로벌 제약사가 관심을 보였고, 이번 2상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 제약사 공동 연구개발과 글로벌 빅파마 기술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며 "뇌 질환 및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당사자 및 가족에게 희망을 전하는 파랑새로서, 세계 최초 ASD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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