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휴진 중단 여파…세브란스 휴진 여부 '고심'

서울성모병원, 전체 교수투표…"휴진 하더라도, 참여율 높지 않을 것"
최창민 교수 "전의비 소속 대학들은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
서울의대비대위 "휴진중단, 환자피해 최소화…설익은 정책 받아들여서 아냐"

김원정 기자 (wjkim@medipana.com)2024-06-22 05:59

[메디파나뉴스 = 김원정 기자]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가 전면 휴진을 시작한지 닷새 만에 ‘휴진 중단’을 선언하면서 앞서 휴진 의사를 밝혔던 세브란스병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휴진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 휴진 등을 포함해 정부에 의료계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방법에서 환자피해 최소화를 위한 방안 마련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의료계 3대 요구안에 의대정원 재논의가 포함된 만큼, 정부와 대화 점접을 찾을 때까지 장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예측에서다.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밝혔던 연세의료원 산하 세브란스병원 등 3개 병원은 이번 서울대병원 휴진 중단 결정을 무겁게 보고 내부회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21일 연세의대비대위원장 안석균 교수는 메디파나뉴스와의 전화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의 전면 휴진 중단에 대해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비대위 내부에서 회의를 21일 또는 22일 중에 열어서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볼 예정이다. 회의에서 도출된 결과가 전체 교수들에게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그 뜻대로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내부 회의에서 휴진에 대한 변화가 없다면, 예고한 대로 27일 전체 휴진이 이뤄지는지 묻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휴진 철회 가능성도 열어뒀다.

같은 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서울대병원이 무기한 휴진을 시작한지 일주일도 안 돼 휴진 중지를 선언한 것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내면서도 환자들을 걱정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며, 결정에 존중의 뜻을 나타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휴진을 하더라도 참여비율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서울성모병원은 교수 휴진과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는 주말 이후 다음 주쯤 나올 것 같다"면서도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학회 등으로 휴진을 할 때도 평균 휴진율이 6-7% 정도다. 그런데 지난 18일 하루 휴진 때는 15%가 안 되는 휴진율 정도로 알고 있다. 80~85% 이상 진료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 결과는 집계가 이뤄져야 알 수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분위기는 바뀔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최창민 위원장은 메디파나뉴스와의 통화에서 "(휴진) 계획이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며 예정된 휴진은 진행한다고 확인했다.

최창민 위원장은 "다만, 환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상적인 형태는 아니더라도, 가야할 방향을 먼저 제시하면서 의사표현을 해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또 "서울대는 전의비에 들어와 있지만 전공의 등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17일 휴진을 발표하며 독자 행동을 했던 것으로, 세브란스병원이나 아산병원, 그리고 앞으로 휴진할 대학들 등 전의비 소속 대학들은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 70% 이상의 교수가 '휴진 중단' 원해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면 휴진 중단을 밝힌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학교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투표를 통해 전체 응답자 948명 중 698명(73.6%)이 휴진을 중단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의 저항’으로 전환을 요청함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이번 투표에서 구체적인 활동 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75.4%가 ‘정책 수립 과정 감시와 비판,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동의했다. 또 55.4%가 범의료계와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정부는 불통이지만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며 "전면 휴진을 중단하는 이유는 당장 지금 발생할 수 있는 환자 피해를 그대로 둘 수 없어서다. 무능한 불통 정부의 설익은 정책을 받아들여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닥칠 의료계와 교육계의 혼란과 붕괴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 저항을 계속할 것이며,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국민 건강권에 미치는 위협이 커진다면 다시 적극적인 행동을 결의할 것이다. 우리는 정책수립 과정을 감시하고 비판과 대안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이를 위해 의료계 전체와도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오는 26일 열릴 의료사태 관련 국회 청문회를 환영하며, 이를 통해 이번 의료 사태를 초래한 정부 정책 결정 과정이 낱낱이 밝혀지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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