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만 한 의료계, 후배는 우리만 본다…이제는 나설 때"

[인터뷰]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전공의 대표성엔 박단 손…"젊은 이사로 대변 불가, 정관 위배"

조후현 기자 (joecho@medipana.com)2024-10-29 05:59

[메디파나뉴스 = 조후현 기자] 김교웅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이 의정갈등 상황을 감내하기만 하는 선배 의사를 향해 '이제는 나서야 할 때'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용산 의지가 정책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지금 같은 스탠스나 여야의정협의체에 기대는 것으로는 사태 종결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내달 임시대의원총회에서 한 자리에 모일 선배 의사들이 새로운 스탠스를 설정할지 주목된다.

김 의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 인터뷰를 통해 의료계 투쟁 국면에 대한 시각을 공유했다.

김 의장은 이날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의료계 모든 직역에서 선배 의사 역할이 부족하다는 점을 되짚었다. 투쟁 전면에 나선 후배 의사들은 선배 의사들만 바라보고 있는데, 정작 선배 의사들은 힘들다 토로하며 감내할 뿐 어떤 액션도 없다는 지적이다.

먼저 개원의의 경우 '휴진 해도 소용없다'거나 '열심히 외래 보고 재정을 지원하겠다'는 사고방식과 '여태 그랬던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흐르듯 넘어갈 것'이란 기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사태는 정부 의지에 달려 있는 만큼 모두가 나서지 않고 해결할 방법은 없다는 설명이다.

김 의장은 "이렇게는 젊은 의사를 위한, 그들이 일하고 싶은 의료환경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서 "후배들은 '나 자신'만 보고 있다. 이제는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 교수에게도 이제는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의장은 환자 진료는 힘들어도 계속해야 한다는 전제엔 동의했다. 그러나 응급의학과 교수가 힘들면 타과 교수가 내려와 근무하면서까지 버티기만 하는 현실에 대해선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 것인가'란 질문과 '누구를, 무엇을 위해서인가'란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금처럼 노력한다고 내년 3월 전공의가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상황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김 의장은 "오로지 힘들다는 얘기밖에 없다. 힘든 건 당연히 이해되지만 지금처럼 아무런 액션이 없으면 용산은 바뀌지 않는다"며 "용산을 변하게 하는 건 우리 행동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해선 실효성 문제로 회의적 시각을 나타냈다. 만약 용산에서 협의체 결정 사항을 모두 수용한다면 들어갈 가치가 있겠지만, 용산은 한마디도 언급이 없다는 지적이다.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어떤 논의와 결론을 내도 용산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달라지는 상황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며칠 전 여당 한동훈 대표가 대통령과 독대를 했지만 용산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여당 대표도 이러는데 야당까지 들어간 여야의정협의체에서 좋은 결론이 나더라도 용산에서 받아들이겠나"라고 반문했다.

전공의 대표성 논란에 대해선 박단 대한전공의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손을 들었다. 의협 정관상 산하단체인 대전협 비대위 목소리는 외부에서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 의장은 "집행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젊은 이사 전공의는 정관상 의협 산하단체인 대전협 비대위를 대변할 수는 없다"며 "집행부는 이를 인정하고 젊은 의사와 관련된 문제는 대전협 비대위에 맡기고 배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달라져야 한다. SNS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 폭주를 지적만 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함께 나서서 적극 대항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를 위해선 모두가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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